그건, 고래 / 김미래 (쪽프레스)
'빛과 언어가 미치지 않는 곳은… 숨 막히도록 고요할까요, 아님 그 반대일까요?' 인간이 고래가 되는 상상『그건, 고래』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상어가 사람이라면」에서 생겨난 이야기다. 사람이 된 상어가 설계한 세계, 문화가 성립하는 고도로 발달된 세계의 반대편에 김미래가 지은 『그건, 고래』의 세계가 있다. 세계라고 하기에는 질서가 느껴지지 않는, 위도 아래도, 앞도 뒤도 없는 공간이다. 여기에서 사람은 고래가 되어 헤엄치고, 어린이가 묻는 대신에 어른이 어린이의 답변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를 유영하는 존재에게 바치는 그림『그건, 고래』가 글로써 고래 된 인간의 새로운 천성을 다룬다면, 이 작품을 관통하는 그림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푸르뎅뎅하게까지 보이는 잿빛 도시의 아침에서..
2024.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