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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숨 쉴 틈은 있어야 된다." 언젠가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 어떤 이유로든 사람을 너무 몰아붙이면 안 된다고. 그 사람이 남이여도, 자신이여도 안 된다고. 가는 숨이라도 좀 쉬게 둬야 한다고.
일본 심리학자 에노모토 히로야키가 쓴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쌤앤파커스)]은 ‘정의롭다’는 자아도취가 인권을 침해하고 심지어 무고한 사람을 가해자로 내몰아도 자신의 왜곡된 모습은 인지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사회, 그리고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책이다.
‘나의 정의가 누군가에게는 불의일 수 있다’, ‘우리가 정의롭다고 굳게 믿었던 그 모든 행위는 누구를 위한 정의인가. 그 행위가 정의라면 모두에게 정의로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 이 질문을 2018년에 12월에 했었다.
온라인을 떠도는, 애도를 위시한 글들을 보며. 사건을 감상으로 치환하는 배설을 보며. 그 와중에도 자신을 빠져나갈 틈을 만들어두고 잘난 척 떠드는 모습을 보며. 숨이 막힌다.
예전에 어떤 예술인이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나의 말에 "뭐 구린 게 있으니까 그랬겠죠. 누가 책임감 없이 죽으래요?"라고 떠들었다. 그날은 너무 화가 났는데, 요즘에는 '그 사람은 그런 세상을 사는 구나'라고 생각한다. 숨 쉴 틈 없이 빡빡한 세상 말고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욕심인가.
제발 숨 좀 쉬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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