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될 거라고 믿었습니까? 어디 가서 점이라도 쳤어요? 이 양반아… 밖에 나가보세요. 바뀐 거 하나도 없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야."
영화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 전두광의 대사는 영화 마지막 반란군이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다시 한 번 떠오릅니다.
"이 양반아… 밖에 나가보세요. 바뀐 거 하나도 없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야."
‘서울의 봄’ 분노 유발 빌런들…쿠데타 이후 어떻게 살았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18269.html
제 자리를 지킨 사람들과 제 자리를 지키지 않은 사람들의 말로는 슬프게도 사뭇 다릅니다. 되려 반란군들은 요직에 앉거나 잘 먹고 잘 살다 갔습니다. 아직도 사회 곳곳에 남아 영화 속 대사를 읆조릴 것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임은 회피하고 권한만 챙기려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본 건 시민임에도, 멍청하고 부당한 명령은 여전합니다. 무능력하지만 욕망만 가득한 자들이 권력을 잡고, 어떤 자리에서 지시를 행할 때 시민의 삶에는 권한은 없고 책임만 남습니다. 책임만 남으니 해야 할 것만 하게 됩니다. 피해를 보아도 책임져줄, 권한 있는 사람들이 없으니까요.
극장가에는 서울의 봄이 왔지만, 서울에는 겨울이 왔습니다. 식물은 잎을 떨구고 한껏 웅크리고 있습니다. 이젠 마른 잎을 모아 군불을 뗄 수도 없으니 바람에 날리는 잎을 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 방 안에 쌓인 책을 좀 태우면 이 추위가 가실까요. 조금이라도 바뀔 거라는 기대가 가시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그래도 이민휘 앨범도 나오고, 정밀아 앨범도 나왔으니 그나마 다행인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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