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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서점/다시서점 일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by 다시서점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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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종종 종종 종종 블로그 마케팅부터 SNS 마케팅까지 광범위한 마케팅 연락이 줄을 잇습니다. 전화부터 문자, 이메일이 매일 쏟아집니다. 정말 그러한 마케팅이 효과가 있을까요. 네, 효과는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돈을 쏟아부으면 성과가 나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요. 블로그 체험단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까지 이미 우리는 수많은 마케팅의 그늘 속에서 소비하며 살아갑니다.

마케팅의 뒤를 이어 수많은 브랜딩이 꼬리를 뭅니다. 성공 사례를 가져와 재적용하는 방식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누군가 했던 방식, 고전처럼 전해지는 공식, 나만의 특색을 브랜드화 하여 가치를 높이는 퍼스널 브랜딩까지. 시스템 안에서 생존하려면 무엇인들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시스템 속에 종속되면 삶은 사라지고 맙니다. 아니라는 사람도 결국 체계 속에 삽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은 폭탄 돌리기입니다. 어릴 적 문방구에서 팔던 콩알탄만한 폭탄을 돌리느냐, 산처럼 큰 폭탄을 돌리느냐의 차이일 뿐. 누군가 빚을 져야 자본주의 체계가 존속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타인의 성공을 따라 걸어도 돈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리는 돈이라는 말 대신 다른 이름을 붙여가며 눈속임을 하지만 또 다른 폭탄 돌리기일 뿐입니다.

거품이 꺼지면 돈을 버는 사람과 돈을 잃은 사람으로 나누곤 하지만, 산 사람과 죽은 사람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폭탄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돌려진 폭탄이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살렸는지 지켜보아야 합니다. 자본주의가 도덕과 윤리를 담보하지 않는 한, 마케팅과 브랜딩 같은 말 따위가 의미를 가리는 동안 다시 만나고 싶던 사람들은 멀어져 갑니다. 무엇을 위한 돈인가, 무엇을 위한 예술인가. 되묻게 됩니다.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돈은 숨과 같아서 너무 많아도 힘들고, 너무 적어도 힘들다.” 돈을 악마화할 필요는 없지만 돈만 쫓아 살 필요도 없겠지요. 적당히 숨쉴 정도만이라도 벌면 좋을텐데 착취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한다 여기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적당히, 라는 말로 자신의 한계를 증명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폭탄을 만들고 또 다른 거품을 만들면서요.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는데, 아직도 누군가 아파하고 괴로워 하는데 이게 돈이 문제라거나, 누군가의 문제라거나, 적당히 덮으려는 상황이 옳은가요. 다시서점의 풀네임은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입니다. 윤선애님이 부른 노래 제목이지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의미를 만들면서요. 그리고 그 의미가 서로에게 의미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케팅이나 브랜딩보다 내실에 집중하다 보면 체계나 돈보다 사람이 좋지 않을까요. 다른 이야기로 삶을 채우기보다 사람 이야기로 삶을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언제까지 살지 모르지만, 달빛요정역전민루홈런의 노랫말처럼 ‘죽는 날까지 살겠’지만, 적어도 거품은 만들지 않으면서. 죽어도 폭탄은 돌리지 않으면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다 의미가 있으려니 버텨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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