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시서점/다시서점 일기

우리는 조금 더 너그럽게,다시서점 오늘도 열려있습니다.

by 다시서점 2024. 2. 27.
728x90

 

트위터는 괴롭고 페이스북은 지루하고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평가를 하며 삽니다. 이러쿵 저러쿵... SNS와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타인이 늘어놓은 생각에 함몰되기도 합니다. "니가 뭔데 날 판단해?!"라면서 래퍼 흉내를 낼 수도 있겠지만, 다 각자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납득이 되고,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인정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가치 판단은 다 다를 수 있으니까 존중한다는 의미이지 존경한다거나 그 논지에 굴복하겠다는 말도 아닙니다.

SNS와 커뮤니티를 많이 하다 보면 그게 전부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저는 세대별로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눈팅이고 의견을 피력하기에 시간이 걸립니다. 열띤 토론을 보다 보면 조금 더 신중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말이 진실처럼 떠돌고, 주장이 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를 보곤 했거든요.

1,20대, 30대, 40대가 하는 커뮤니티마다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이 다릅니다. 누가 옳다 그르다 구분하기 어려워요. 최근 SNS에서는 웹소설과 웹툰에 도서정가제를 적용하는 것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올라옵니다. 도서정가제를 찬성하는 작가와 반대하는 작가를 구분하고, 도서정가제가 동네서점에 정말 필요한 정책이냐는 의문이 많습니다. 이 의견에 귀기울여야 하는 하는 사람들은 사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죠. 작가나 동네서점에 딱지를 붙이는 건 가끔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는 어떤 분이 화장실 좀 쓸 수 없겠느냐며 급한 얼굴로 들어오셨습니다. 열쇠를 받아 화장실로 가셨던 분은 잠시 후에 환한 얼굴로 다시 들어오셔서 너무 감사해서 그런데 받아주시면 안 되겠느냐며 2만원을 건네셨어요. (얼핏 봐서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저는 괜찮다고 정 그러시면 책을 사주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책은 안 읽어서..."라며 다음에 꼭 오겠다 하시며 떠나셨지요. 그깟 화장실 빌려준 게 무슨 대수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건 생각보다 귀찮습니다. 저렇게 사례를 하겠다는 분도 드물고요. 사례비는 줄 수 있지만 책은 사지 않겠다는 분도 드물긴 합니다. 아, 저도 돈 안 받았습니다. (방긋)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에게 있어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는 고통보다 더 무섭다는 말입니다. 겨울바람처럼 매서운 정책들이 많습니다. 예산이 줄고 사라지는 지원센터도 많아졌습니다. 서점은 가을부터 비수기가 시작됩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그저 마케팅 때문에 만들어낸 말일 뿐입니다. 혹독한 말들이 서로를 찌르고 괴롭히지만 연말에는 날선 마음을 조금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크리스마스니까, 연말이니까, 해피 하누카, 라며 서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져도 괜찮겠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 너그럽게,

다시서점 오늘도 열려있습니다.

728x90
LIST
사업자 정보 표시
다시서점 | 김경현 | 서울특별시 강서구 공항동 301-13, 1층, 지하1층(공항동) | 사업자 등록번호 : 101-91-40768 | TEL : 070-4383-4869 | Mail : dasibookshop@nate.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 2016-서울용산-01124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