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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소식지/2024년 방방

방방 - 2024 5월호 - 강서 아까뷔 - 강서 지역문화예술 리서치&아카이브

by 다시서점 2024.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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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아까뷔> 오픈데이 첫 번째 후기_2024년 4월 22일 일요일 5시 ‘애채'

‘아까뷔’는 ‘아카이브’와 이 기록물 그냥 내버려두기 ‘아까워~ 아까워~’ 의미의 이름입니다. 사실 제가 지은 건 아니고요. 강서구민 아키비스트께서 2022년 <방방>에 기고를 하시다가 2023년에는 등장하지 않길래 이것 또한 아까워 되살린 코너입니다.

‘아카이브’란 무엇일까요. 저도 아카이브 참 좋아하고 많이 쓰는 단어인데, 아카이브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하면 방대한 양의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예전 기록학 전공자와 예술계에서 쓰는 ‘아카이브’란 단어의 정체가 모호하다며 한참 실랑이를 벌였던 일도 떠오르고요. 아카이브를 좋아해서 아카이브 전시를 찾아보다가 그냥 많은 양의 자료가

쭉 늘어뜨려져 있어 ‘이런 게 아카이브라고?’ 생각했던 기억도 납니다.

꽤 오랫동안 지역과 연결된 문화·예술 활동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본 것도 꽤 많고 건너 건너 알게 되어 응원한 프로젝트들도 참 많습니다. 당연히 전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해하진 않았죠.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에 참여 하면서 기록은 무엇인지, 디자인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합니다.

사실 우리는 남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죠. 취향도 다른 누군가의 검증되지 않은 실험을 정성껏 보고 듣고 느낄 여유 시간도 없고요. 이 글을 우연히 읽고 있는 당신도 ‘아, 뭐야 이 주제 재미 없을 거 같은데?’ ‘아~ 이런 맥락, 나 알아, 알아’ 하며 스킵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기까지 읽어주신 그대, 정말 고맙습니다.)

<방방>을 만드는 저도 <방방>에 실린 모든 글을 제대로 읽지 않더군요. 분명히 다 보고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금방 까먹거나 디테일은 전혀 기억 못 한다는 것을 오늘의 대화에서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기록은 중요합니다. 잘 찾을 수 있게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정리를 해서 잘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합니다. 이렇게 아카이브가 구축되면 어렴풋한 뉘앙스나 카테고리만 기억해도 자료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작업 과정이나 사소한 기록이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자료와 영감이 될 수도 있고요.

강서구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활동들, 어떻게 아카이브 하면 좋을까요?

강서구에서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작업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각자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 보고자 담화의 장 오픈 데이를 개최하였습니다. 또한 위의 질문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요.

몇 년간 동네에서 <방방>도 만들고, 재주꾼도 모으고,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얼굴을 익혀 인사도 하다 보니 좀 더 오래, 좀 더 재밌게 강서구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우리는 각자의 작업을 하면서 따로, 또 같이 작업해 왔습니다.

각기 맡은 역할을 담당하느라 정신 없이 과업을 완수했던 적이 많은데요. 옛날부터 느꼈지만 일을 하자고 만나면 더 일이 잘 안되기도 하더라고요. 놀자고 만나 군고구마를 구워 먹는다거나, 아무 일 없이 휘적휘적 작업실에 놀러 가서 몇 마디 던질 때가 훨씬 재밌는 일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더군요. 우리는 특히 동네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이 안에서 삶과 활동(작업)이 어떻게 관계하고 지속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봅니다.

오늘은 <강서 아까뷔> 오픈데이 첫날이었습니다. 5명의 맴버 이외에 세분이나 더 참석하여 강서에 대한 이야기를 실컷 나눴습니다. 논길이 어땠네, 강서의 장점이 뭐네, 같은 이름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붙어 있네, 아니네, 그건 이름만 같고 재단이 달라서네 등 언뜻 ‘이게 지금 무슨 대화지?’ 하는 주제와 소재로 한참을 조잘거렸습니다.

제가 생각한 강서구의 장점을 나열해 볼까요?

개화부터 방화, 마곡, 발산, 등촌까지 쭉 평지라 산책과 자전거 타기가 너무 좋다.

공항이 있어 부산과 제주도, 일본 가는데 시간이 짧다.

평지에다 고도 제한으로 건물의 높이가 전체적으로 낮아서 하늘이 잘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노을이 참 예쁘다.

9호선, 공항철도 등 비교적 교통이 편리하다.

대형마트와 시장이 많아 살기가 좋다.

마곡과 같은 최신 도시의 모습과 화곡, 방화, 공항동 같이 오래된 도시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와 같이 장점도 단점도 아닌 듯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장점을 아무리 나열해도 흥미로운 축제나 행사가 적고, 문화적, 예술적 인프라가 적다는 건 업으로 예술을 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겐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예술인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았던 지역 프로젝트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2021 도시문화LAB IN:지역에서라는 결과물을 소개했는데요.

<벽: 안으로부터/밖으로부터>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웹사이트를 찾지만 아쉽게도 사라졌어요. (또 한번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마음에 담습니다.) 5명의 기획자, 창작자가 영등포 쪽방촌/성매매 집결지 일대에서 얻은 모종의 감각을 도시의 ‘벽’으로 설정하고 각자의 작업을 모아 놓은 출판물입니다.

오늘의 모임에서 이미 이 작업을 알고 있는 분도 있어 반가웠어요. ‘나만 주목하고 있던 작업은 아니구나’하며 ‘잘 만들면 누군가는 보는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할 작업에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고요. 지역에서 예술인이 어떻게 감각하고 어디서 어떻게 영감받는지 볼 수 있는 레퍼런스였어요.

생각보다 꽤 긴 시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혹시나 너무 긴 시간 마가 뜨진 않을까, 초대한 분들이 재미없어하면 어떡하지?란 걱정이 무색했죠. 동네 사람 이야기도, 동네 사람 얘기를 듣고 느낀 소감을 듣는 일도 즐거웠습니다.

오늘 저의 이런 기록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어떤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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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4년 5월 1일

발행인 김경현, 이예울

편집인 김경현, 박현주, 이예울, 최지수

디자인 지구, 이사각

발행처 강서 N개의 서울, 다시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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