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과거의 그림일기 속에서 낯선 나를 만났습니다.
흐려졌던 내가 고스란히 보입니다.
너무 낯설어서 숨겨두었던 대화와 독백의 그림을 엮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사랑 이야기. 가까이서 보면 사람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과거의 나를, 우리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저자의 말>
“그때 우린 그랬구나.”
지금은 흐려진 나와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틈틈이 기록한 그림과 글 속에는 그때의 우리가 살아있습니다.
가끔은 책 속의 나와 마주하기가 낯설고, 두렵기도 합니다.
그만큼이나 시간이 지난 탓을 해봅니다.
어느 날 문득, 당신이 미울 때가 있습니다.
그때 화해하려고 만든 책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미울 때, 이 책을 정독하겠습니다.
<책 속의 문장>
“그는 어떤 사람이야?”
음… 예를 들어 내가 소주를 보고 맥주라고 우기는 거야.
그럼 보통 이게 무슨 맥주야 당연히 소주지!라고 말하겠지.
근데 아마 그는 이렇게 말할걸.
“맞아! 이건 맥주야. 그렇지? 근데 왠지 소주 맛이 나는 기분이야.”
-21p 맥주 맛이 나는 소주
연인 사이에 설렘이 없어도 만날 수 있을까.
부부는 대부분 정으로 살아간대.
“설렘이 없어도 만날 수 있을까?”
“엄마를 보면 설레?”
“아니.”
“그래도 엄마를 사랑하잖아. 설렘이 다가 아니야.”
역시 당신은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명쾌한 대답을 해준다.
-37p 설렘
“서른이 되면 쇼트커트를 하고 빨간 립스틱을 바를거야. 커리어우면처럼.”
“나는 뭐가 돼 있으려나. 서른 별거 없다던데.”
그럼 당신에게 삼십 대란 무슨 의미야.
“너랑 헤어지면 결혼 못 하겠다 싶은 나이.”
-41p 서른1
다섯 글자가 그렇게 다정하다.
-85p 데리러갈게
“여행이 직업이라면 어떨까. 여행 다니면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글쎄.그럼 여행에도 의무감이 생길 것 같아.지금 우리 여행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의무감에서 벗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89p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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