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그날의 바람엔 작은 공무늬가 가득했다
정가 13,000원
사이즈 128*188
페이지 224
제본형태 무선제본
분류 문학/소설
지은이 채은
출판사 디자인이음
출판년월일 2019년 8월 9일
ISBN 979-11-88694-51-8 / 03800
- 책 소개 : 그날의 바람엔 작은 공무늬가 가득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엄마를 죽여야 하는 때가 온다. 설령 그것이 사랑하는 마음 때문일지라도, 미룰 수 있을 뿐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스물 셋 이설은 윤수를 찾으러 해방촌으로 간다. 윤수를 처음 만난 것은 제주에서였다. 가족으로부터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이설. 그런 이설에게 윤수는 새 숨을 불어넣어 주었다. 왜 이토록 간절히 찾아 헤매는 윤수와 함께 할 수 없는 걸까. 나아지기 위해 애쓰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퇴보하는 삶. 고독하고 처절한 일상의 폭력에서 이설은 과거의 기억 속에 부서지지 않는 법을,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을 깨닫고 자신만의 동화를 써내려간다.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나의 보잘 것 없음을 받아들이는 것, 어떤 소망을 손에서 놓아주는 것...”
- 저자 소개 : 채은
주관적 세계의 이상한 이야기를 옮겨적는 소설가.
움직이는 동력은 의미가 유일하다.
이제는 길을 잃고서 가끔 춤을 추기도 한다.
2018년, 7년 동안 써 온 장편소설 <그날의 바람엔 작은 공무늬가 가득했다>를 독립출판했다.
2019년 단편소설선 <불안>시리즈를 독립출판했다.
- 출판사 서평 -작가와의 인터뷰
* 『그날의 바람엔 작은 공무늬가 가득했다』는 독립출판에서는 보기 드문 장편소설입니다. 소설을 얼마동안 쓰셨나요.
: 7년 동안 썼습니다.첫 소설이라 그런지 마음을 다 쏟을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원래는 짧은 글에서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어느새 할 이야기들이 넘쳐 장편이 되었네요.
* 소설이라는 장르, 글을 쓴다는 것이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궁금합니다.
: 어릴 때부터이야기를 좋아했어요. 이야기를 읽으면 여기가 아닌 다른 먼 곳으로 가는 것 같아서요. 허구이지만 현실 세계처럼 완전한 또 하나의 세계. 그 세계를 내가 만들 수 있다는 건 살면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권리인 것 같아요.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책을 펴낸 이후에는 내가 쓴 이야기에 누가 되진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 ‘공무늬’는 무엇인가요
: 비어있는 무늬입니다. 얼마든 채워질 수 있는 수많은 빈 공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삶의 가능성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 제목으로 쓰게 되었어요.
* 이설은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가지고 윤수를 간절히 찾아 헤매네요. 주인공을 구상하게 된 과정이나 덧붙여주실 이야기가 있나요.
: 여러 곳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뒤섞여 주인공들이 되었어요. 그 중엔 저에게 가까운 이야기도 먼 이야기도 있어요. 특정 인물보다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마음 속의 ‘점’들을 상상하며 썼습니다. 어떤 사람이 읽어도 주인공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또 윤수가 이설에게 남긴 몇 마디가 이설을 계속 살게 했던 것처럼 이 소설의 문장들이 누군가에게 다정한 손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썼어요. 이 소설이 누군가에게, 또 그렇게 회복된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다정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 20대의 긴 시간을 소설을 쓰는데 할애하셨다는 것은 성장이 함께 했을 것 같습니다. 소설을 쓴 후에 삶 또는 다른 부분에서 변화가 있나요?
: 사실 주인공들과 오래된 친구 같아요. 워낙 오랫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니까요. 그만큼 저도 그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가장 큰 영향은 타인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7년이나 소설을 붙잡고 있던 가장 큰 이유는 완결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였어요. 어떤 결말이 이설과 윤수에게 가장 좋을지를 결정하지 못했던 거였죠. 결국7년을 할애한 후에야 방점을 찍고 나서는 저의 삶에도 조금 확신이 생긴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덜 망설이게 된 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준비하고 계신 앞으로의 활동, 작업 들을 소개해주세요.
: 얼마 전 독립출판으로 단편선 시리즈를 냈어요. ‘불안’이라는 주제로 쓴 세 편의 단편인데 작업하면서 장편과는 전혀 다른 애착을 가지게 되었어요. 다음 장편소설을 또 몇 년 간 준비하면서 중간중간 단편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담으로 그림 작업도 같이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 책 속으로
(p.49)
삶은 거추장스럽다. 하나같이 조방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혼자 사는 삶이란 건 마냥 자유롭고 분방할 줄 알았는데, 그저 끝이없는 루틴 속에 갇힌 것만 같았다. 나의 하루는 바빴지만 뚜렷한 목적 없이 찍은 사진처럼 예쁘지도, 의미 있지도 않았다. 무언가를 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면서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남은 잔상만 쫓아갔다.
(p.100)
음식을 먹다가 가시가 목에 걸렸다 생각하는 순간은 대부분 착각이래. 가시가 스쳐간 상처가 아직 쓰려서 그걸 가시라고 착각하는 거야. 이미 가시는 지나갔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않고는 울 것 같았다.
(p.169)
‘이곳은 멸종의 별이야. 들어줄 귀가 없이 사라지는 말들이 모이는 곳.’ 별이 말했다.
굼과 몬은 몸을 뒤집어 별에 닿았다. 발의 오목한 모양과 별의 볼록한 모양이 꼭 맞았다. 별은 아무도 느끼지 못하는 온도로 빛났다.
(p.213)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나의 보잘것없음을 받아들이는 것, 어떤 소망은 손에서 놓아주는 것, 어쩌면 영원에 대한 소망을 포기하는 것, 너와의 이별을 똑바로 마주하는 것, 삶의 한 구역을 넘어서 다른 나라로 가는 것, 가장 좋다고 생각한 도시를 졸업하고 또다시 미지로 향하는 것.
- 목차
제주
8
서울
82
물
150
에필로그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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