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긴 시간 마스크에 갇혔던 코를 위해 쓴 후각 충전 에세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냄새가 마스크를 스쳐갔을까요?
마스크를 벗고 밖을 나서니 많은 냄새가 코를 비집고 들어옵니다.
갇혀 있던 코가 다시 잘 맡기 위해서는 콧구멍 워밍업이 필요해요.
마스크와 코에 대한 단상을 시작으로 다시 마음껏 맡게 된 일상의 냄새와 기억들을 기록했습니다.
쓰다 보니 냄새의 모든 것을 담고 싶어서 단순히 코로 맡는 냄새 뿐 아니라,
스며든 냄새와 무취, 사물이나 분위기의 특이한 성질이나 낌새(다른 사전적 정의)에 대해서도 장을 나누어 썼습니다.
냄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마스크 너머 흐릿하던 냄새들을 선명하게 만나 보세요.
잊었던 냄새를 되찾아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 보세요.
이제 우리는 애증의 마스크를 떠나보내고, 잃어버린 냄새들을 찾아 떠날 거예요.
같이 <콧구멍 워밍업>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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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연주
국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동화책을 만들었습니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을 신뢰합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은 때때로 불신합니다.
책방에 들어서면 긴 고민 끝에 늘 좋은 책을 찾아냈거든요.
늘 두드리고 고민하며 씁니다.
<콧구멍 워밍업>은 제 첫 번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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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_염병(染病)할 2020년의 시작
1.마스크에 대한 짧은 생각
전염병이 강제한 현대판 히잡
마스크를 가리는 마스크
마스크 인(人)의 진화
2.코, 코, 코
나의 동굴
감각의 감각
숨 쉬고 맡는 조건
3.콧구멍 워밍업
콧구멍 워밍업
실컷 맡아 보자, 냄새[냄ː새]
1장.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
아련하고 설레는, 타는 볏짚
푸릇하고 묽은 오이
가죽 시트가 익어 가는 차 안
네가 그려지는 향수
비릿한 장마
2장. 사물이나 분위기의 특이한 성질이나 낌새
보옴┃반팔 옷의 시작
여름┃수박과 소리
가을┃말복에서 처서로 가는 길
겨울┃패딩과 황태, 붕어빵
집┃고요히 갇힌 것들
3장. 스며든 냄새와 무취
기름지고 진득한 술
냄새 못 맡는 동그라미
매운 은단과 메마른 담배
마른 이끼와 오래된 것들
시큼하고 배릿하지만, 맑고 깨끗한
마치며_후각이 상실된 시대를 지나
To. 콧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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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36-37p
내가 닿을 수 있는 콧구멍의 깊이는 새끼손가락 한마디.
그래도 안다, 그 안이 얼마나 깊은지. 코로나 검사할 때
긴 면봉 막대가 쑥 들어가는 걸 봤다.
(중략)
혹사당한 나의 동굴. 그 동굴 벽에는 선사 시대 인류의
그림처럼 면봉의 흔적이 남았을까?
65p
오이 냄새를 싫어한다. 한 번 아삭하고, 무우울컹한 식감도 별로다.
물컹한 부분을 씹을 때 입 안에 오이 향이 최대로 퍼지는데,
스멀스멀 올라오는 향에 콧구멍까지 물렁거리는 기분이었다.
98p
그날의 밤하늘은 너무 맑고 밝아서 흰 구름이 여전히 보일 정도였고,
그 밤에 걸린 초록색 나뭇잎은 너무나 선명했다.
얕은 바람이 불 때마다 머리카락이 조금씩 흐트러졌고,
손에 바른 핸드크림의 자몽 향이 올라왔다.
146p
꽤 자주, 냄새는 거대한 도서관의 사서처럼
지난 기억들을 찾아 준다. 이를테면,
냄새: 킁킁, 마른 이끼 냄새를 가져왔군요. 쪽지
를 적어줄 테니 안쪽으로 가서 찾아 보세요.
[815ㅁ1997.12]
그럼 나는 쪽지를 들고 커다란 책장이 가로세로로
줄 서 있는 서가로 들어간다. 깊숙이 들어갈수록
사소한 모든 소리로부터 멀어진다.
그곳에서는 자욱한 시간의 냄새가 날 것이다.
148p
다락방은 오래된 것들의 방이었다.
소쿠리에는 오랜 시간 말린 길게 썬 무, 곶감 같은 음식들이
있었고, 발행일이 수개월 지난 신문으로 덮여 있었다.
내 콧등에는 건조된 음식 냄새와 옅어진 잉크 냄새가
뒤섞여 파삭하게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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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제목: 콧구멍 워밍업
저자: 김연주
분야: 에세이
발행일: 2024-01-15
쪽수: 164p (미색 모조 100g, 양면 컬러 인쇄)
판형: 110*178mm
가격: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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