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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서점/입고소식

인간의 대지(리커버판) / 이음문고

by 다시서점터미널 2024.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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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책

 

이음 문고는 책이 가장 낭만적이었던 시절의 문학을, 책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스타일로 재탄생시켰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할 수 있는 작고 가벼운 문고판의 책 안에, 책이 낯선 사람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문학 작품을 엄선하여 담았다.

 

『어린왕자』(1943)의 저자 생텍쥐페리가 조종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인간의 대지』(1939). 생텍쥐페리는 존재의 탐구와 자연에 대한 경외를 간절하고도 통찰력 있게 이끌어낸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9년, 목숨을 건 비행을 시작하는 조종사들에게 대지는 생명이며 꿈이다. 폭풍우를 헤쳐나가고 사막에서 길을 잃고 오아시스를 찾아헤매며, 적군과 대치하는 상황. 이는 사사로운 현실의 문제들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순간이다. 생텍쥐페리는 절실하고도 생생하게 감동적으로 삶을 찬양한다.

 

“야간비행, 밤에 빛나던 무수한 별들, 그 정적, 몇 시간 동안 맛보았던 절대적인 힘, 이런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작가정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Antoine de Saint-Exupery, 1900~1944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다. 10세 무렵, 휴가지 근처의 비행장을 드나들며 비행에 매료되었고 1921년에 항공부대에 정비사로 입대해 자비로 비행교습을 받았다. 조종사 면허증을 딴 후 직업군인이 되려고 했으나 약혼녀 집안의 반대로 제대해 파리에서 사무직에 종사했다. 파혼 후, 1926년 조종사로 입사해 프랑스 툴루즈에서 아프리카 다카르까지 우편물을 항공 수송하는 임무를 맡았고, 1927년에는 모로코 남부 카프 쥐비 기지의 책임자로 임명됐다. 이 시기에 틈틈이 쓴 소설이 『남방 우편기』다. 1929년에는 아르헨티나 기지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직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야간비행』으로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생텍쥐페리는 비행과 집필 활동을 병행하며 1939년 『인간의 대지』를 발표했고,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정찰비행단에서 조종사로 종군했다. 1941년부터 2년여간 이어진 미국 망명 시절 동안 『전시 조종사』 『어린 왕자』 등을 발표했으며, 유럽으로 돌아간 뒤에는 프랑스군 정찰비행단에 합류했다. 1944년 7월 31일 독일군 전투기의 사격을 받고 지중해로 추락하여 전사했다.

 

 

 

 

 

<책 속으로>

 

우리는 우주 한복판에서 도무지 가닿을 수 없는 100개의 행성들 가운데 길을 잃고 떠도는 듯했다. 하나뿐인 진정한 우리의 행성, 익숙한 풍경과 친구들의 집, 애틋함을 품고 있는 그 유일한 행성을 찾아 헤매는 것 같았다.

--- p.34

 

비행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에도 조종사는 단순히 풍광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다. 대지와 하늘의 빛깔,

바다 위 바람의 흔적, 황혼 무렵 금빛 구름을 보면서 그는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생각에 잠긴다. 자기 농지를 한 바퀴 둘러보며 무수한 징후를 통해 봄이 오고 있음을, 냉해의 위협을, 비가 올 것을 예감하는 농부와 마찬가지로 조종사 역시 눈이 올 징후, 안개의 징후, 평화로운 밤의 징후를 판독해낸다.

--- p.42

 

서서히 저 동료의 밝은 웃음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저 정원은 이제 우리에게

영원히 금지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제야 진정한 애도가 시작된다. 가슴을 찢는 애도가 아닌 다소 씁쓸한 애도가.

--- p.53

 

이 초라한 운명을 마주하면서 진정한 한 인간의 죽음이 떠올랐다. 어느 정원사의 죽음이었다. 그 정원

사는 내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시겠소… 삽질을 할 때면 땀이 났지요. 류머티즘 때문에 다리가 뻐근했고, 이 노예 짓거리에 욕이 나옵디다. 그런데 이제는 땅에서 그 삽질을 하고 싶소. 삽질하는 게 얼마나 좋아 보이는지! 난 삽질을 할 때면 그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단 말이오! 게다가, 이제 누가 내 나무들을 손질해주겠소?” 그는 땅 한 뙈기를 황무지로 남기고 갔다. 그는 한 행성을 황무지로 버려두고 간 것이다. 그는 대지의 모든 땅, 모든 나무와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 정원사야말로 너그러운 자, 아낌없이 베푸는 자, 위대한 영주였다!

--- p.75

 

나의 꿈은 저 모래언덕, 저달, 저 존재들보다 더 현실적이다. 아아! 집이 근사한

이유는 당신을 보호해주거나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도, 담장이 있기 때문도 아니다. 그건 바로, 집이 자기가 간직한 감미로움이라는 식량을 우리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주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집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꿈이 샘물처럼 솟아나 탄생하는 미지의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하라여, 나의 사하라여, 실을 잣는 여인으로 인해 네가 완전히 마법에 걸렸구나!

--- p.108

 

 

 

 

 

<출판사 서평>

 

대지와 삶을 찬양하는 한편의 시와도 같은 소설

 

“오로지 ‘영혼’만이 진흙에 숨결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해낼 수 있다.”

 

인간의 대지는 『어린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가 비행기 조종사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목숨을 건 비행에서 대지는 따뜻하게 품어주는 은신처가 되기도 때로는 생명을 담보로 위협을 내리치는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폭풍우와 뾰족하고 가파른 산, 변덕이 심한 드넓은 바다, 끝없는 사막...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본질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비행사는 생각에 잠긴다. 평화로운 밤에서 비가 올 것을 예감하기도 하고 휘몰아치는 폭풍우에서 명멸하는 달빛을 찾아낸다. 물 한모금 마실 수 없는 사막에서 정치적 이념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있을 뿐이다.

 

탐욕과 폭력이 세계를 뒤덮던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대지의 의미는 더욱 각별해진다. 정치와 종교, 현실을 떠나 대지는 생명이며 여기에서 인간의 존재는 한없이 겸손해진다. 빛과 생명을 잃어가는 삶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고통과 공포, 경외가 가득히 담긴 인간 그 자체에 대한 탐구가 농밀히 담긴 소설 『인간의 대지』는 마치 한편의 시와도 같다.

 

“살아 있는 별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창문이 닫혀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별이 꺼져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잠들어 있었을까…. 우리는 서로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들판에서 드문드문 타오르는 저 불빛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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