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포에틱 워크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시대 창작자들의 시집을 엮습니다.
고유의 시선으로 세계를 느끼고 표현하는 이들의 자유로운 언어를 책으로 만듭니다.
종이 위에서 함께 걷고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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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풍경(風磬) 앞에 앉아 있다. 새 소리, 풀벌레 소리.
물기 어린 흙냄새, 풀냄새. 햇빛, 바람, 물결, 영혼.
어떤 사랑이 시간 속을 흐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빛을 등진 채 시간을 스케치한다.
어느 날의 창문이 눈앞에 흐르고, 향기를 맡으면 가까운 미래가 나타난다.
어떤 예감 같은 단어들이 사르르 펼쳐진다.
단어 몇 개를 주워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있는, 누구든지 알아듣고 떠올릴 수 있으며
그저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묘사하면 되는 무엇이 아니라,
말로는 잘 설명할 수 없고 미묘하게 어딘가 수상쩍은, 온 힘을 다해 써내도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래서 결국 나라는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분명한 느낌들을,
그런 것들을 아우르는 내 세계의 사각(死角)에 관해 말해보고 싶다.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풀어놓고 싶다.
단어들의 건반을 연주하듯이, 산책로에서 세상에 없는 멜로디를 허밍하듯이.
그런데 이 책을 엮는 동안, 오래 전부터 내 안을 서성이고 있던 한 아이가 사라졌다.
시간 밖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그 아이는 나일까? 왜 숨어버렸을까?
이제는 묘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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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유수
시와 산문을 씁니다.
단어가 지닌 힘을 믿습니다. 밝은 안개 속을 거닐고 있습니다.
『사랑의 몽타주』,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 무엇일 수 있는지』,
『아무도 없는 바다』, 『영원에 무늬가 있다면』, 『빛과 안개』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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