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둘 곳 잃은 당신에게 주고 싶은 이야기"
저의 손을 꼭 붙든 다정한 언어를 담았습니다. 이 기록이 당신의 불안과 기복을 감싸주기를 바라며, 오늘의 나를 안아줄 온기가 부족하다 느낄 때 꺼내보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글 송재은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자주 실패한다. 계속하다 보면 나아지겠지 생각한다.
매일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모아 글을 쓴다. 한 달 뒤에 뭘 하고 살지 몰라서 불안하지만 내일 당장 할 일이 없어 마음 편한 모순된 사람.
작가, 편집자, 서점 주인. <취하지 않고서야>, <낯선 하루> 쓰고 만듦.
발행 warm gray and blue | 228 페이지 | 양장제본 | 15,000원
내용 중에서
나의 몸 깊이 새겨진 장소에 당신들이 얼굴을 감추고 눈물 흘릴 수 있다면.
울고 싶어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내 작은 어깨가 소용하는 만큼 안아주고 싶은 사람이 많은 시절이었다.
혼자서도 잘 울었겠지만, 나를 더 약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
자꾸만 눈물을 멈추게 만드는 것보다, 당신들에 기대어 마음 놓고 여린 살을 드러낼 시간이 귀한 날이 있다.
우리는 가끔 너무 오래 괜찮은 척 하다가 갑자기 무너지곤 하니까.
- <You can cry here> 중에서
우리는 아무 것에도 능숙해지지 않은 채로 나이만 먹는다.
인생에서 매일의 베일을 벗기며 사는 재미가 그런 걸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면서도 잘할 수 있게 되기는 커녕
후회와 눈물은 잦아지고 나잇살만큼 경험 많은 어른이 된 척해야 하지만
사실 십 년 전보다 나아지지 않았다는 걸 들켜도 괜찮은 것.
그게 다시 어린아이처럼 사랑할 이유가 되어주는 것.
- <어떻게든 다시 사랑하고 울고불며> 중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그래도 괜찮은' 범위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다정한 침범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때가 관계가 무르익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신세 지고 싶다. 네가 나에게 신세 졌으면 좋겠다. 의지해도 괜찮은 사이로 지내고 싶다.
문득 생각이 나서 연락하고, 힘든 일 생기면 기대고, 네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울다가 잠들고, 그런 걸 하고 싶다.
나는 우리가 좀 염치 없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삶에 끼어들어서 운전대를 휘적휘적 투닥 거리면서,
안 맞으면 각자 갈 길 가는 거 말고. 내가 어떤 선택을 해도 너는 내 편이라고 믿을 수 있도록.
- <빚 지는 삶> 중에서
친구는 나를 안으며 말했다. "나는 좋았는데, 네가 미안해하면 오늘이 뭐가 돼. 그런 말 하면 안 돼."
그때 생각했다. 미안함보다 고마움이 앞서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고.
미안하다는 말이 우리 사이의 거리를 벌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그날 이후 나는 미안함과 고마움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생각한다.
염치없는 고맙다는 말이 우리를 미안한 사이가 아니라 고마운 사이로 만들어 준다는 걸.
- <미안하다고 하면 안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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