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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서점 풍경/매체 소개

2021년 2월 14일 오후 2시 28분에 저장한 글입니다.

by 다시서점 202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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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따라하거나 하면 쉽게 질려버리는 성격 탓에 하다가 그만둔 일들이 많습니다. 다른 일들은 다 지겨워서 때려 쳤는데 서점은 용케 8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요즘은 책방이 많이 생기고 잘하는 분들이 많아서 나까지 꼭 해야할까 싶을 때도 많습니다. 배부른 소리이거나 지쳐서 그런 탓이겠지요. 막연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막상 쉬면 일할 거리 찾으면서 말입니다. 내일은 쉬는 날인데 아마 기획서 쓰다가 하루를 다 보낼 것 같아요. 

어제는 아버지가 사다주신 노란 입간판을 불법주차한 아저씨가 밟아버리고 갔습니다. 보험처리 하시겠다더니 오늘 아침에 오니까 가게 앞에 두고 가셨네요. 이런 작고 사소한일들이 쌓여서 괴롭습니다. 사소한 일들이 삶을 분주하게 만들어서 정작 내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것만 같습니다. 서점이 있는 건물 위층에 사는 어떤 분은 개털을 뭉쳐서 창밖으로 버리곤 합니다. 이런 어이없는 일들을 좀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비단 이런 일뿐이겠습니까...

 

 

아픔... 그리고 슬픔...

 

 

요즘 삶의 낙은 옛날 일본 드라마를 보는 일입니다. 보면서 '이 드라마를 저 드라마가 그렇게 베꼈군'하며 고개를 젓게됩니다. 일본 문화 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도둑놈부터 때려잡아야 노력한 창작자들이 더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렇고 [도쿄 러브 스토리]는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리카의 발랄함에 한껏 빠져들었다가 결말에서는 괜히 가슴이 찡해지더군요.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한 [너의 눈동자를 사랑하고 있어]도 보고 싶은데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몇 년째 찾아 헤메고 있는데...

 

그래도 매번 소란스럽게 하겠습니다(毎度おさわがせします)는 구해서 보았지요. 자막 없이 보느라 강제로 일본어 공부하는 기분이 들지만요.

 

 

노지마 신지의 작품도 몇 편 보았습니다. [고교교사], [인간실격~만약 내가 죽는다면], [미성년]... 노지마 신지가 모리타 도지를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고교교사]에서는 모리타 도지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더니 [인간실격]에서는 '만약 내가 죽는다면(たとえばぼくが死んだら)'을 제목으로 함께 쓰기도하는 걸 보면 말이죠. 예전에는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들었던 것 같아요.

 

무엇이 어디서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아는 건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모르더라도 나중에 알게 되면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되니까요. 모르고 사는 사람도, 알고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은 그저 살 뿐입니다. 

 

 

클럽하우스 때문에 늦게 잠에 들곤 합니다. 오디오, 음향 방이 늦게까지 열려서 한참을 듣다 잠에 듭니다.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기도 하고 관심 있는 이야기를 전문가분들이 해주셔서 반갑게 듣고 있습니다. 수업 듣는 기분도 들고요... 이수용 교수님도 방에 계시긴 계시던데...

 

소통의 공간인 경우도 있지만 단절되고 편향된 공간도 있더라고요. 친목이나 집단화를 꿈꾸는 사람들도 보이고,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셀럽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도 보여서 재미있습니다. 가장 웃겼던 건 이곳저곳에서 인권 신장에 관하여 부르짖던 많은 사람들이 얼굴 평가하는 방에 있던 모습이었어요. 그게 뭐람... 

 

 

하지만 무엇보다 모두가 괴롭고 힘든 코로나 시국에 조금이나마 활기가 되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웃고 즐기며 버티다 보면 마스크를 벗고 예전처럼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 힘내시길. 

 

 

어제 저녁에는 사랑한다고 말해줘' (愛していると言ってくれ)를 보았습니다. 드림스 컴 트루 노래가 이 드라마 주제곡이었네요. 우리나라에서는 마야 님이 리메이크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러모로 귀여운 드라마입니다. 남주가 사과를 따주는 건 아담과 이브 오마주가 아닐지. 매화마다 수화가 나오고 장애를 드러내어 이야기를 끌어가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5년 동안 썼던 시를 모아 시집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걸 책으로 엮어도 될까 계속 고민만 했는데 친구들과 형아들, 누나들의 응원에 힘입어 세상에 내어놓으려 합니다. 지금 친애하는 디자인팀에 북디자인을 부탁드린 상태고 텀블벅을 준비 중입니다.

 

책 제목은 [I`M NOT A FANCY. NO, I`M NOT]이고 모순에 관한 책입니다. 페이지는 170페이지가 넘어갈 것 같습니다. 꽤 많은 시가 실릴 예정입니다. 음... 독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마음에 남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얼마 전에 다녀온 하니 칼국수. 알곤이 칼국수는 해장하는 날 가서 먹으면 좋을 법 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다시는 가기 어려울 듯 합니다만... 주신당 옆에 있습니다. 신당역 인근. 

 

 

하루에 한 번씩 영화 소울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서점에 오시는 손님들께 요즘 조금 무료하시다면 소울을 보세요. 라고 영업하고 있는데 이만하면 디즈니가 저한테 상장줘도 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진지하게 이 영화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주인공이 평생을 염원하던 재즈도, 22(진퇴양란, catch 22 situation)가 안절부절하다가 뛰어드는 인생도, 언제나처럼 크레딧까지 보고 나면 나올 쿠키 영상을 기다리는 것도 소용없고 부질없다기 보다는 '영화는 끝났으니 얼른 집에 가'서 가지 삶을 하루하루 즐겁게 살으라는 것.

그래서 이 영화를 음악영화로 크게 홍보하지 않은 것일듯. 더 화려할 수 있었을 작화를 단순하게 한 이유도 아마. 재즈도, 애니도, 스토리도 결국엔 다 장치이지 망치. 22번째 작품을 소울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앞으로의 픽사의 변화를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디즈니+에서 공개한 이유도 그 변화의 첫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

 

 

 

아무튼 처음부터 끝까지 디테일을 찾아보느라 즐거웠던 영화입니다. 처음 학교에서의 연주와 영화 마지막의 배경음악을 생각하시면 재즈는 역시 잼이 중요하고 음악은 연주자가 중요하고 불협인 재즈는 바보. ㅋㅋ (넝담~)

 

 

소 스윗 드와이트.

 

 

한량입니다만 혁명을 꿈꿉니다.


GS칼텍스 서울 KIXX의 오늘 경기 승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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