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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서점/다시서점 출판

대행진 / 아날로그소년

by 다시서점 202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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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et]

Booklet은 아주 작은 책이나 노트를 가리키는 말로,

보통 음반 안에 해설 등을 싣는 책자를 말합니다.

 

다시서점이 선보이는 [Booklet] 시리즈는 뮤지션의 가사와

가사에 얽힌 이야기로 뮤지션의 음악과 음악세계를 다시 선보이려 합니다.

 

 

[대행진] 

[Booklet]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인 래퍼 아날로그소년의 [대행진]은

"여러분은 현재 다들 먹고 살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져온 뮤지션의 에세이와 가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책 속에서

대행진을 시작하며

 

음악을 시작하면서 꿈꾸던 것들이 있었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정규앨범’을 가지고 싶다.

내 이름으로 된 ‘단독공연’을 열어보고 싶다.

‘전국’을 다니면서 공연해보고 싶다.

‘마흔’까지 래퍼로 살아보고 싶다.

 

세 가지는 어느 정도 빠르게 이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흔 래퍼’의 꿈을 이루기 직전,

그동안 내가 뭘 하면서 살아왔는지 뒤를 한번 돌아봤습니다.

 

음악을 한 지 15년, 정규앨범 5장, EP 앨범 2장,

몇 개의 싱글들과 온라인 앨범들...

 

나열해놓고 보니 게을렀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혼자서 이래저래 꾸역꾸역하려고 하다 보니 돈도 없고,

오로지 음악에만 에너지를 쏟을 수 없었다는 걸 하찮은 핑계로 대봅니다.

그래도 슬램덩크에 나오는 참을성의 왕자 ‘김낙수’처럼 버티는 건

또 자신 있어서 어떻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오랜만에 옛 작업물들의 폴더를 하나하나 열어봤습니다.

음악파일과 앨범 이미지들, 가사와 크레딧과 땡스 투, 그리고 당시에 끄적였던 작업기들.

쭉 보다 보니 그런 것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정리하고, 추가하고, 덧붙이고, 수정하다 보니

그냥 ‘책’으로 한번 내보면 재밌을 것 같아서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다음 커리어가 ‘책’이라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말입니다.

뭐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사는거죠 ㅎㅎ

 

그저 그런 평범한 2군 선수의

과거 ‘훈련일지’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날로그소년

 

-

 

목차

 

대행진을 시작하며

 

아날로그소년 정규 1집 [행진]

- TRACK LIST

- 행진

- 모여라

- 기쁜 우리 젊은 날 feat. 김박첼라

- 마라톤

- 내 세상 feat.한국인(of 우주히피)

-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뜨겁다feat. 복진(좋아서 하는 밴드)

- 이사하는 날 feat. 시와

- 행진 가사집

 

아날로그소년 정규 2집 [택배왔어요]

- TRACK LIST

- 택배왔어요

- 택배왔어요

- 장터국밥

- 그때 거기로 와

- 졸업

- 택배왔어요 가사집

 

아날로그소년 정규 3집 [현장의 소리]

- TRACK LIST

- 현장의 소리

- 노점가

- 우아한 거리

- 닥트

- 건조식품

- 뉴스타파_다시 4월, 아픈 세월

- 집시- 해녀

- 육개장

- 절망도 사치스러운

- 현장의 소리 Prototype

- 현장의 소리를 떠올리며

- 현장의 소리 가사집

 

아날로그소년 싱글 [011 with. 시은]

- 010 with. 시은

 

출발, 대행진!

추천사

 

-

 

1번 트랙 '모여라'와 전체적으로 가사의 느낌은 비슷하지만 ‘모여라’가 좀 더 청춘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기쁜 우리 젊은 날’에 서는 봄내 나는 아련한 청춘의 느낌을 내고 싶었다. 뭐랄까 눈물 나게 찬란한 젊음이랄까...

 

제목과 걸맞게 유치하면서도 예전의 청춘 가사와 표현을 많이 담아보고 싶었는데 두세 마디 써보니 너무 재밌었다. 뭔가 좋은 문장을 만들기보다는 그냥 단어와 표현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가사가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었지만 뭐 그것 또한 ‘청춘의 맛이지!!!’(?)라며 위안 삼았다. 당시에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도 했고...

 

평소 머릿속에 맴돌던 표현들과 단어들을 마구잡이로 그냥 다 가져가다 썼는데 이런 것들이었다.

 

‘내일 없는 보름달’, ‘진짜배기 노른자’, ‘화통을 삶아 먹었나’, ‘돌 멩이와 부싯돌’, ‘함성과 메아리’, ‘젊은 그대’, ‘새파란 싹수’, ‘젊음 의 열병’ 등등.

 

마구잡이로 가사를 다 써놓고 보니 확실히 ‘힙합’의 느낌이 아니었는데 그래서 좋았다. 뭔가 ‘나의 것’이 생기고 있는 것만 같은 말도 안 되는 자아도취랄까... 하하

 

특히나 이 곡은 모든 악기를 거의 직접 녹음해서 썼는데, 드럼 녹음을 무모하게 도전해보았다. 꼭 실제 드럼의 그 시원한 소리를 넣고 싶었다. 진짜 밴드처럼.

 

'기쁜 우리 젊은 날' 중에서

 

-

 

1집 통틀어서 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는데 나 또한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아날로그소년’이라는 이름과 너무 나도 잘 맞는 느낌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낮에는 너와 내가 가득 뿌려두고

밤에는 저 별들과 곰팡이가 훔쳐 듣던

축축하지만 아름다웠던 이야기

그 작은 공간에서 다들 빛나길

 

이 구절을 지금도 꽤 좋아하지만, 솔직히 내가 저걸 어떻게 썼는지 모르겠다. 하하. (정말 그때, 그 당시에만 할 수 있는 게 있다)

 

후렴은 ‘시와’님이 해주셨는데 그런 담백하고 아련한 목소리도 당연히 좋았지만 ‘옮기지 못했던 이야기’라는 가사가 너무 와닿았다. 정말 맞는 것 같았다.

 

모든 걸 다 옮겨도 그 방의 이야기들은 계속 거기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무작정 연락해서 부탁했었는데 힙합 랩 피쳐링은 처음이 라면서 재밌어하셨던 기억이 난다.

 

집값은 하늘을 찌르고 ‘나의 집’이라는 건 신기루처럼 되어 버린 시대이지만 그래도 손에 잡히던 그 시절의 ‘그 작은 공간에서 우리는 다들 빛났을’ 거라고 믿는다.

 

'이사 하는 날' 중에서  

 

-

 

어느 날 피타입 형에게 연락이 왔다. ‘뉴스타파’에서 어떤 코너를 같이 해보자고 하는데 자신은 그때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대신 네가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렇게 ‘뉴스타파’의 ‘설파’라는 코너를 함께 하게 됐고, 그 두 번째 곡이 ‘다시 4월, 아픈 세월’이 었다. 2015년 4월, 세월호 1주기쯤에 공개됐다.

 

가사는 단원고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님과의 인터뷰와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그 아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려웠고 혹시라도 누를 끼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최대한 개인적인 감정이나 생각은 넣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조금은 들어가 버렸다.

 

영상도 함께 나가는 코너라서 영상을 찍으러 진도 팽목항에 내려 갔다. 멀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그 자리와 그곳에 가서 저 멀리 바 다를 보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착잡한 감정이었다.

 

8년이 지났다. 인연이 있는 분들이 좀 있어서 세월호 관련 소식을 종종 듣곤 한다. 그리고 뉴스를 찾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보지 않으려 해도 보이는 그것들. 그 악한 소리. 그게 할 소리인가 싶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는 것인가. 이것도 예전의 우리는 그저 감성적이었으며, 선동당한 것이었을까. 이것도 지금 와서 보니 다 거짓이며, 그들의 말처럼 하나의 해상사고에 지나지 않았으며, 징징거리는 자식팔이들인가. 이것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나.

 

‘함께 아파해줬던 1년 전 마음은 사라져 간 대신 조롱으로 채워져 가’

 

8년이 지나고 그사이 얼마나 더 많은 악담과 조롱으로 우리의 몸이 채워져 갔을까...

 

 

'뉴스타파_ 다시 4월, 아픈 세월' 중에서

 

-

 

관객들은 대부분 장애인들이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 광경이 왠지 생소했다. 누구는 서 있고, 누구는 휠체어에 앉아있고, 누구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고, 누구는 보청기를 끼고 있고. 그리고 무대 위 사회자 옆에는 ‘수어 통역사’가 있었는데 어떤 행사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뭔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에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윽고 내가 공연할 차례가 되었다. 사회자님이 내 이름을 불러주 고는 무대 밑으로 내려가시는데 그때, 옆에 있던 수어 통역사님도 같이 내려가는 것이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왜 사회자님의 멘트는 통역하면서 내 노래는 통역하지 않고 내려가시는 거지?’

 

불현듯 떠오르는 게 있어서 바로 수어 통역사님을 불러 세웠다. “어? 왜 내려가시죠? 제 랩도 통역 해주셔야죠!” 왠지 재밌을 것 같았다. 수어 통역사님은 난감한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다시 무 대로 올라오셨고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아 너무 예의 없이 쓸데없는 짓을 한 게 아닐까...’ 라고 생각 했지만 이미 늦었다.

 

준비된 MR이 흘러나왔고 난 긴장한 채로 랩을 하기 시작했다. 괜히 불안한 마음에 중간중간 수어 통역사님을 쳐다봤는데 잘은 모 르겠지만 특별히 어려움 없이 웃으면서 하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나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는지 관객들을 쳐다볼 여유가 생겼는데, 누구는 날 보고, 누구는 수어 통역사님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만약 수어 통역사님을 부르지 않았다면 저분들 중에 누군가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때부터는 아예 수어 통역사님 바로 옆에 붙어서 랩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광경은 나도, 수어 통역사님도, 관객들도 처음인 듯 했다. 모두 신기하고 재밌는지 웃고 있었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구경하고 있었다. 나중에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그날이 한국에서 최초로 수화로 랩을 통역했던 날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무대를 마치고 내려와서 수어 통역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어렵지 않으셨냐고 물어봤는데 생각보다는 할 만했다고 했다. (오히려 랩보다 말의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고, 더 일정하지 않아서 말을 통역하는 게 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관 객들도 나를 찾아와 재밌었다며 인사와 응원을 해주었다. 관계자 님이 전해준 봉투에는 붓펜으로 정중하게 쓴 감사의 인사와 함께 공연페이가 들어있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이었다. 방금 그 무대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수어로 뮤직비디오를 찍어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하다가 어떤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해녀’. 해녀들과 어떠한 장애가 있는 이들과 뭔가가 연결되는듯했다.

 

해녀들은 보통 대부분 나이가 많은 이들이었다. 그분들은 육지에 서는 몸 여기저기가 조금씩 아파도 바다에서는 자유로워 보였다. 그것처럼 어떠한 장애가 있는 이들, 아니 세상의 모든 이들도 ‘각 자만의 바다’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녀’라는 곡이 시작됐다. 그리고 수화로 뮤직비디오를 찍어보고 싶다는 바람은 나중에 현실이 되었다.

 

각자의 바다에서 훨훨 날자.’

‘우아하게 깊은숨 한번 꾹 참고서.’

 

'해녀' 중에서

 

-

 

추천사

 

나는 아날로그소년의 음악을 좋아한다.

그의 감성을 좋아하고 그의 태도를 RESPECT 한다.

발간 전에 보내준 원고를 읽으며 그의 음악을 다시 들었다.

때로는 저미듯 스며드는 아픔을, 때로는 유쾌한 에너지에 고개를 끄덕이는.

마치 한국 힙합과 마주 앉아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기분을 느꼈다.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내일은 다시 내일의 해가 뜨니까 걱정 따위 털어버리라는 것 같았다.

이 책은 단순한 작업기가 아니라 한 시대의 기록이라 생각한다.

그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이야기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춘의 진한 땀 냄새가 묻어있다.

그리고 우린 여전히 그 냄새를 기억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그 슬픔을, 그 기쁨을, 그 추억을.

오래전 무대에서 봤던 그의 모습이 기억난다.

그의 진솔한 눈빛과 얼굴이 기억난다.

그리고 오늘 그의 글을 읽으며 나는 다시 그를 만났다.

 

MC Meta (엠씨 메타)

 

 

‘아날로그소년’ 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일종의 부러움이다. 청자로 하여금 ‘현장’에 함께 있는듯한 느낌을 받게 만드는 작사 능력이 첫 번째, ‘카세트테이프’라는 낭만과 멋이 가득한 매개체로 앨범을 발매한 것이 두 번째. 게다가 이번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온다니… 한 사람의 팬이자 동료로서 한없이 기쁘고 부러울 따름이다.

 

천편일률적인 음악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그의 존재는 나를 비롯한 많은 뮤지션에게 자극과 영감을 준다. 그의 앨범을 들으며 느꼈던 감동과 쾌감을 이 책을 통해 좀 더 길고 자세히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다.

 

Huckleberry P (허클베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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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진 / 아날로그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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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진

[Booklet]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인 래퍼 아날로그소년의 [대행진]은 여러분은 현재 다들 먹고 살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져온 뮤지션의 에세이와 가사가 수록되어 있다.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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