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는 소외와 고립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주빈 시집,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 (타이피스트 시인선 8) 다시서점에 입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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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경계에서 태어난 언어, 그리고 소외된 이들의 또 다른 세계의 기록이라는 평을 받으며 출간이 결정된 이주빈의 첫 시집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이 타이피스트 시인선 008번으로 출간되었다. 창작 공동체 〈셀라도어〉에 속해 있으면서 꾸준히 작품을 창작해 왔던 시인은 고립된 존재들, 사랑받지 못한 자들, 사회의 주변부에 위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과 연대를 발견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50편의 시가 수록되었으며, 진송 평론가의 해설 「아름다움과 불가능」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시집에서 이주빈 시인은 단순한 패배의 서사가 아니라, 경계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감각과 가능성을 탐색한다. 시집의 제목처럼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은 주류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위한 은유적 공간으로서, 구조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삶을 어떻게 감각하고 견뎌내는지를 기록한다. 시인은 격렬하고 파편화된 이미지들 사이를 오가며, 존재의 부재와 결핍을 탐색하고, 불완전한 것들의 조각을 모아 그들만의 언어로 존재를 증명한다. 과연 우리는 소외와 고립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까?
<저자 소개>
이주빈
1997년 안산 출생. 창작 공동체 〈셀라도어〉에 속해 있다.
<작가의 말>
죽지 말고 잘 살아.
2025년 2월
이주빈
<목차>
1부
말딸/ 15-71007128/ 빈방에 있다/ 에르베리노/ 즐거운 나의 집/ 재활/ 영화를 보러 가자/ 범람/ 빈 액자는 무엇을/ 프리즘/ 빛이 드는 곳에 그가 있다/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 / 비로소 눈 그친 풍경을/ Haley
2부
출처/ 혼자 추며 걷고 마시고/ 조경/ 준비하시고 쏘십쇼/ 연쇄/ 재건축/ 트랜스/ 오렌지/ 청사진/ 구성/ 이곳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럼에도 얼마나 떠나고 싶어 하는지/ 여름을 적거나 여름을 적지 않는다/ 연루/ 연무
3부
410/ 불타는 손으로/ 어디까지나 이야기/ 이주빈/ 트라이얼: 통속으로서의 서정 그리고 이 모든 연관으로부터 멀리/ 반려/ 이곳은 마지막이 아니다/ 닻/ 무덤
4부
환란/ 삽화/ 천국/ 도깨비/ 392314012225/ 세상으로/ 살아가는 소설에 관하여/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 출간 기념 파티 장소: 본오동 일대/ 번영/ 료하/ 세상으로/ θ
해설_아름다움과 불가능
<책 속으로>
오래되었습니다.
기쁘지 않습니까? 피를 나눴지만 서로에 대해서 아는 건 한 가지도 없군요. 알고자 하는 노력도 없이.
태어나서 제가 제일 많이 강요받았던 것은 동정심이었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보다 부모를 불쌍히 여기라는 말. 그것은 절대적이었으며.
영영 끝나지 않을 주기도문 같았습니다.
-「15-71007128」 중에서
지나간 애인에게는 멋진 선물을 주고 싶었다 부끄럽지 않은 선물이고 싶었고, 그게 시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시는 부끄러웠다 여름날 편히 누울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여름날의 기억으로 살다가는 아무 계절에도 살지 못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따져 볼 일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날을 떠올리면 좋은 날은 떠오른다 그 기억으로 평생을 팔아 치울 수도 있다 내가 믿는 천국이란 물구나무선 채 하얀 출발선을 재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다
-「프리즘」 중에서
새장을 매달았다
새장 앞에서 넘어졌다 이곳은 세로가 더 길지만 가로가 세로보다 열등하단 말은 아니다 직사각형은 다른 한쪽의 협조가 있기에 태어난 모양일 수 있다
천장엔 녹슬고 빈 새장이 모빌처럼 매달려 있다 새를 들였다 단지 펭귄을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저 새의 이름은 펭귄이다 새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펭귄은 펭귄을 본 적 없다 세종기지를 알 수 없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연쇄」 중에서
오렌지를 손에 쥐고 망설였다 거실은 햇빛으로 가득하다 너는 다롄에 가기 위해 필요한 옷가지들을 챙긴다 언제 돌아와? 네가 죽으면 그럼 영영 돌아오지 않겠군
-「오렌지」 중에서
문장의 한가운데에서
사랑하고
웃고 떠들고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믿음에 한해서 봄날에는 상주복을 입고 조문객과 인사를 나눴다 한때는 진심으로 나의 행복을 빌어 주는 이가 있었다
그가 빌 때마다 불행한 일이 생겼다
-「청사진」 중에서
수는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나보다는 어른 같다. 우리는 자주 합정에 간다. 좋아하는 카페가 합정에 있다. 이 소설의 결구는 이렇게 적어 내고 싶다. “나는 평생 동안 이번 여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소설 또한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여름을 적거나 여름을 적지 않는다」 중에서
이제는 내일에 와 있어요
준과 조제는 내일에 와 있습니다
모레 글피에 있어요
준과 조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어요
아침에는 아침을 먹을 수 있어서 좋고요°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나도 괜찮아요!
3초만 생각하면 돼요
조제를 데려왔던 그날처럼 말이에요
-「반려」 중에서
그래도
태어나서 너랑 노는 게 제일 재밌었다
시간 많이 지났으니까
영원할 시간 속에서
서로를 잘 떠나보내자
그날이 오면 가위바위보
내가 다 져줄게
서울 눈 많이 내린다
-「392314012225」 중에서
료하는 일을 할 줄 모른다 료하는 료하를 고용한 사장에게 이상하고 느리다는 말을 듣고 해고되었다 나는 집으로돌아온 료하가 하는 말을 잠자코 듣다가 료하의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해졌다 료하는 지나치게 큰 눈망울과 옹졸한 입술을 가졌다
료하는 옹졸한 입술로 하여금 잘도 사랑을 말하곤 한다
-「료하」 중에서
<서지 정보>
제목: 몽골인들을 위한 클럽
저자: 이주빈
쪽수: 164p
판형: 121*191mm
가격: 12,000원
발행일: 2025년 2월 21일
발행처: 타이피스트
ISBN: 9791198917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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