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랫동안 내리면 신비한 일이 생긴다고 하죠.”
“밤이 너무 깊을 때도 그렇고요.”
<책소개>
어떤 생의 대화는 은유가 되고, 절대 어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우리에 대해 말했던 밤은 아득하고 깊었는데, 그 대화들과 밤들과 우리가 걸었던 해변들 덕분에 작별은 완성되는 성질의 것이 아님을 이젠 압니다. 혜화동과 제주도 그리고 소중했던 사람들과 함께했던 밤들을 배경으로 시적인 대화들이 이어집니다. 산문과 시의 경계에서 쓰인 이야기 위로 눈이 내리고 파도가 치고 발자국이 기록됩니다.
『우리가 우리에 대해 말하는 밤』은 시집 『오래된 사랑의 실체』, 『우리가 마주앉은 모든 곳이 간이역이어서』, 소품집 『사람은 사람을 안아줄 수 있다』 등을 쓴 이도형의 두 번째 소품집입니다. 시와 소설, 일상과 환상의 경계에서 글을 써오고 있는 작가는 이번 책에서 화자의 입을 빌려 말합니다.
“눈이 오랫동안 내리면 신비한 일이 생긴다고 하죠.”
“밤이 너무 깊을 때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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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낮보다 밤에 인간의 영혼이 조금 더 동적인 걸
우리 선조들은 알았던 거야. 은연중에 발설했던 거야.
- p.15
언제까지 이야기하고 있을 거예요. 그 말이 다짐인지, 질책인지, 유혹인지, 전부 다인지 모르겠어서 그날 밤 당신과 같은 톤으로 대답했습니다.
언제까지 이야기하고 싶어요.
- p.19
수도꼭지에서 뿜어져 나온 여름에 온 몸이 순식간에 젖어서 다급하게 뻗은 손으로 수도를 잠갔지. 쨍쨍한 청춘의 뒤편에서 몸을 말리면서.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을 비밀이 말라가는 동안. 아니 그 비밀이 스며드는 동안.
- p.38
“나는 옳은 사람이 되기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렇게 말하며 너는 술을 한 병 더 시켰다.
- p.44
말은 우주와 비슷해요. 한 번 폭발한 말은 우주의 처음처럼 뜨겁게 팽창하지요. 끝도 없이. 별이 쏟아지고 행성이 생성되듯이. 이야기는 이야기를 낳고, 말은 뜨겁게 빛과 열을 내뿜죠. 거기에 현혹된 사람들은 말을 하다가 말을 잃기도 하지요. 태양을 보다가 시력을 상실하듯이.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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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도형
세상에는 시가 되는 사람이 있어, 시를 쓰는 사람이 되었다.
시집 『오래된 사랑의 실체』를 쓰고 동명의 독립 영화를 오랜 친구와 공동 각본, 감독하였다.
시집 『이야기와 가까운』, 『처음부터 끝까지 – 다 카포 알 피네』, 『우리가 마주앉은 모든 곳이 간이역이어서』,
소품집 『사람은 사람을 안아줄 수 있다』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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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제목: 우리가 우리에 대해 말하는 밤
저자: 이도형
분야: 에세이, 시
발행일: 2024냔 7월 5일
쪽수: 104p
판형: 114*180mm
가격: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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