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름들》은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문학 활동을 하는 정다정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우리들을 둘러싼 수많은 이름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사라진다.
소설 《이름들》은 사라진 이름들을 찾고자 하는 진수와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장소로 가고자 하는 민수의 이야기다. 정반대의 방향으로 향하는 두 사람과 함께 걸어 나가다 보면 익숙한 이름들의 감각이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선 마치 한편의 긴 시(詩)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정다정
세 권의 책을 썼습니다.
모래알이 모이면 사막이 된다고 믿습니다.
오늘도 모래알의 몫을 잘 해내고 싶습니다.
<이름들> 소설 속의 구절
완벽한 폐가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해.
집주인이 어떻게든 사라져야 해.
집을 버리고 어디로 떠나던지, 죽던지.
그런데 아무도 그 집을 쓰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야 되는 거야. (p.11)
그럼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 아닌가.
그럼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건 결국 없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모른다’와 ‘없다’는 같을 수도 있다.
말하지 않은 채로 있고자 하면 말하지 않을 수 있듯이, 모른 채로 있고자 하면 없어질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했다. (p.20)
민수 선생님은 도통 알아차리기 힘든 사람이었다.
최소한의 말만 하고 최소한의 소리를 내는 사람.
최소한의 소시를 내기 위해 최소한으로 움직이는 사람.
최소한의 반경내에서만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
희미한 색의 옷을 입고 희미하게 웃는 사람.(p.33)
진수는 민수에게도 정말로 믿느냐고 묻고 싶어졌다.
믿고 있는 모든 것을 정말로 믿고 있냐고 묻고 싶어졌다.
나는 무엇을 믿지.
진수는 스스로에게도 묻고 싶어졌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믿는다.
오후가 있다는 것을 믿는다.
이름이 사라지고 있다고 믿는다.
아무도 없는 세계가 있다고 믿는다.
정말로 믿고 있나. (p.61)
과거는 오래된 것, 미래는 과거의 반대, 어쩌면 미래도 과거만큼 오래된 것.
미래는 오랫동안 오고 있는 것.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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