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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서점/입고소식

마리나의 눈 / 김지연 / 그레파이트온핑크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현대미술

by 다시서점터미널 2024.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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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지연 | 판형 규격외 변형 128* 197mm | 양장 | 페이지 164쪽 | 가격 17,000원

초판 발행일 2020년 2월 25일 | 분야 예술/대중문화>미술>현대미술

ISBN 979-11-87938-09-5

 

 

 

 
 

 

퍼포먼스의 대모,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 대한 국내 최초 에세이

* * * * * *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퍼포먼스 아티스트의 인생을

차분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읽어낸다.

* * * * * *

상처를 마주하고, 공감하며, 치유하는 영혼을 가진 아티스트,

따스하게 빛나는 마리나의 눈을 만나보자.

* * * * * *

 

책 소개

 

 

이 책은 예술이 가진 힘에 대한 실험을 40년간 지속해 온 퍼포먼스의 대모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ć, b.1946)의 생애와 예술을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한다. 퍼포먼스는 현대미술 연구자에게는 낯설지 않은 장르지만 일반 독자들은 정보가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학술적인 설명으로 좀처럼 친숙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은 현대미술에서의 퍼포먼스, 그리고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라는 아티스트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모든 이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아브라모비치의 초기 작품들이 퍼포먼스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인생의 분기점을 통해 작가가 성장해왔으며 퍼포먼스라는 장르에 얼마나 작가가 헌신하였는지 알 수 있다. 또한, 12년간 함께한 퍼포먼스 파트너이자 연인인 울라이(Ulay)와 함께한 여정과 각 시기마다 발표한 작품들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지 저자 특유의 문체로 차분하게 안내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작가와 작품 세계에 대해 발간된 국내외 서적과 인터뷰들을 참고하여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를 소개하는 데에 중점을 두면서도 자신만의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작가의 일생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퍼포먼스 무대에 오르기 전과 후의 예술가의 삶을 바라보게 한다. 발칸 반도의 문화적 토양에서 잉태되었던 예술가적 기질의 아티스트가 수많은 갈등과 한계를 극복해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삶의 위기를 창조적 에너지로 전환시켜 새로운 퍼포먼스를 기획해나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예술가의 삶이 하나의 밀물처럼 밀려오는 전율을 느낄 것이다. 그가 전 생애를 통해 실험한 퍼포먼스를 통해 개발한 명상법 ‘아브라모비치 메소드’는 미국의 팝스타인 레이디 가가를 비롯하여 수많은 다른 예술가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그녀가 창안한 ‘집 청소’에 비유한 비워내기의 수련 방법은 과부하로 인한 번아웃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인간은 자신의 생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맺고 또 신뢰를 형성해가며 수많은 갈등을 일으키며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를 찾는다. 종교와 원시 문화에 내재된 영적인 힘을 자신만의 에너지로 승화하여 관객을 마주하는 그녀의 예술 언어에는 신비한 회복력이 내재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사회의 내재 된 폭력과 그로 인한 개인의 상처를 무대 위에 재현하고 관객과 교류하는 그녀의 퍼포먼스는 초연결 사회를 살아가는 현재의 모든 개인에게 유효한 대안을 마련해줄 것이다. 인생이 퍼포먼스를 닮은 점이 있다면 모두 과정이며 시간의 흐름에 각인된 경험과 기억만이 말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체라는 점이다. 현대미술이나 퍼포먼스에 대한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이 책을 통해 방향을 잃은 현재의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고 개인의 역사에 각인된 다양한 관계들을 다시 돌아보게 될 것이다. 마리나의 고요한 눈빛이 응시하는 내면의 자아를 마주하며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키워내는 예술적 처방이 되기를 기대한다.

 

 

 

책 속에서

 

척박한 환경 속에서 마리나가 그나마 얻은 것이 있다면, 예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첫걸음이었다. 엘리트 교육에 열성적이었던 부모님 덕분에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 발레를 가까이하며 자랐다. 또한 베오그라드 혁명 미술관의 관장을 지낸 어머니를 따라 베오그라드의 예술가 스튜디오를 정기적으로 방문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가볼 수 있었다. 부모님의 목적이 어떠했든, 그러한 경험은 마리나를 예술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가 예술가가 되고자 마음먹었을 때 다니카는 딸이 작업할 수 있도록 방 하나를 내주었는데, 그것이 어머니로부터 받은 유일한 헌신이었다고 한다. -예술가로서의 시작

 

퍼포먼스라는 장르의 핵심은 현장성이다. 마리나는 관객의 눈앞에서 자신을 상징이자 제물로 삼아 일종의 제의를 치르는 방식을 택했다. 앞서 언급했던 <토마스의 입술>이 대표적이다. 마치 야생의 카니발처럼 날 것 그대로의 희생 제의가 현장에서 펼쳐지며, 관객은 당혹스러운 실제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 상황

 

참여했던 관객들은 퍼포먼스가 종료한 순간 자신의 잔혹성을 깨달았다. 모두 자신은 다르다고 여겼을 것이다. 잔혹한 인간은 처음부터 잔혹성을 가지고 태어났으리라고, 나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해왔을 테다. 그러나 누구라도 다르지 않다. 밀폐된 공간에서 단 6시간 동안 벌어진 퍼포먼스의 규칙만으로도 인간을 인간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 보이지 않는 사회의 구조와 오랫동안 지속된 관습은 얼마나 우리의 눈을 어둡게 가리고 정신을 교란해 왔을까. -우연성이 드러낸 얼굴

 

마리나는 ‘리듬’ 시리즈와 ‘해방’ 시리즈를 거쳐 자기 안의 에너지를 밖으로 꺼내면서 외부와 교류하기 시작했다. 마침 그때 만난 것이 마리나의 세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울라이이다. 그들이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했다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이 관계를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예술과 삶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얽혀들어 서로의 인생에 중요한 위치를 점유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여정은 시작과 과정, 끝 모두 극적이었다. - 울라이

 

사막에서 머물던 어느 날, 마리나에게 급성 편두통이 찾아왔다. 부족의 의사가 민간요법으로 그를 치료했는데 즉시 증상이 호전되었고, 순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행복감을 느꼈다. 모든 것이 명확하게 빛나는 느낌, 유럽의 문명 사회에서는 가질 수 없던 기분이었다. 이곳에는 다른 무엇이 있다고 느꼈다. 논리와 이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눈으로도 볼 수 없는 것, 그러나 우리의 삶에 강력하게 작용하는 어떤 것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 보이지 않는 세계

 

1988년, 용의 해 3월 30일 오전 10시 47분, 마리나가 용의 머리를 밟았다. 만리장성의 동쪽 끝인 황해안의 산하이관에서부터였다. 그리고 동시에, 그러나 다른 시간대에 서쪽 끝인 고비사막 남서부의 자이구안에서부터 울라이가 용의 꼬리를 밟아 동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각각 2,500km를 걸어 중간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12년의 공동작업 끝에 처음으로 개별적인 퍼포먼스의 수행을 시작한 것이다. 영국 BBC에서 이 특별한 대장정을 촬영해 <만리장성: 벼랑 끝의 연인(The Great Wall: Lovers at the Brink)>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길고 거대한 이별이었다. - 아주 긴 이별

 

마리나는 관객의 맞은편에 앉아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꼈다. 그가 건넨 것은 이렇게 취약한 내 앞에서 당신도 가장 취약한 부분을 꺼내 놓아도 된다는, 조건 없는 사랑과 공감의 눈빛이었다. 어떤 껍데기나 가면을 쓰지 않고도 무조건 받아들여질 때, 사람은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을 드러낸다. 인지하지 못했던 가장 취약한 마음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그제야 둑이 터지듯 감정이 밀려온다. 이것은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정도로 진실한 경험이었다. - 조건 없는 눈빛

 

그가 제시하는 ‘아브라모비치 메소드(Abramović Method)’는 현재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근원으로 향하는 마리나만의 방식이다. 티베트 불교와 호주의 핀투비 부족,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오래 전부터 전수된 마음 챙김 방법으로부터 두루 배우고 이를 작품에 적용하면서 연구한 바를 총망라한 ‘아브라모비치 메소드’는, 호흡과 근육 이완, 집중력 강화 등을 포함한 일련의 명상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누구나 현재를 온전히 감각하고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 아브라모비치 메소드

 

 

저자 소개

 

김지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와 경북대학교 법학 전문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예술과 도시에 깃든 사람의 마음, 그리고 서로 엮이고 변화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며, 범위를 한정 짓지 않는 글을 쓴다. 국제 시사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Le Monde diplomatique)>와 미술 무크지 <그래비티 이펙트(Gravity Effect)>에 기고하며 미디어아트 전시 《뮤즈》 시리즈를 기획했다. 2016년 제1회 그래비티 이펙트 미술비평 공모에 입상했다.

 

 

목차

 

1. 시작

발칸, 혼돈의 에너지

빨갱이 부르주아

예술가로서의 시작

 

2. 수행

고통의 수행

자기 통제의 리듬

실제상황

우연성이 드러낸 얼굴

그 너머의 에너지

발산하고 비우기

 

3. 연인

울라이

확장하는 에너지

예측할 수 없는 것들

두 사람

균형과 신뢰

보이지 않는 세계

밤바다 건너기

아주 긴 이별

나의 한 조각

 

4. 에너지

전환점

청소하기

애도와 제의

 

5. 눈빛

우리 사이의 바다

조건 없는 눈빛

지금 여기, 나

우리가 연결될 수 있다면

 

6. 아브라모비치

퍼포먼스의 시대

아브라모비치 메소드

우리가 눈을 맞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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