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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서점/다시서점 일기

지원신청서 어떻게 쓰지?

by 다시서점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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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신청서 어떻게 쓰지?

2021년. 몇 년 동안 지원사업 신청서를 안 쓰다가 다시 쓰려고 보니 막막했습니다. 예전보다 써야할 항목이 늘어났고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면 하고 싶지 않아서 지원신청서 한글 파일을 열어놓고 한참 바라보기를 며칠. 공모 요강과 작성 및 제출 요령을 읽으며 어떻게 써야할 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나중에 깨닫게 된 것이지만, 홈페이지 내 공모 요강을 잘 읽어보면 해당 사업이 지향하고 지양하는 방향이 보입니다. 이 사업은 어떤 연유로 생겼고 이러한 방향을 추구하며... 등등. 사업을 설계한 사람들의 고민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공들여 썼는데 떨어졌다며 분노를 참지 못하는 친구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며칠 동안 머리 싸매 가며 썼을 텐데 미안하지만, 사업계획서를 보면 떨어질만한 이유가 보입니다. 서점이나 공방에서 하는 워크숍 정도의 프로그램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예술가라는 자아도취에 빠져서 온갖 용어를 써가며 개념을 설명하려 드는 경우도 있고요. 저도 종종 그랬을테지요.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사업을 설계한 분들부터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경력자입니다. 수십년 이러한 사업을 설계한 전문가들이고 현장에서 경험한 분들입니다. 물론 해당 사업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님들이나 연구자분들이 심사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떨어진 분야의 심사위원이 선정된 경우는 거의 못 봤습니다. 그런 사업들도 있을 겁니다. 대면 심사나 첫 모임에서부터 '아, 이건 아닌데...'하는 사업이요. 그런 사업은 과감하게 못 하겠다고 말하고 도망치는 편이 좋습니다. 사업이 끝날 때까지 얻거나 느끼는 것 하나 없이 사업 진행 업체에게 기만 빨리게 되니까요.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됩니다.)

지원신청서에 사업 내용을 설명하기 보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 개념을 설명하고 공모, 지원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급조한 사업 계획을 적다보니 몇 페이지를 넘겨도 똑같은 말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지원사업계획서가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글도 보게 됩니다. (지원이 그 지원이 아닐텐데요...)

전문가가 아닌데도 전문가인양 쓰기도 합니다. 회사 몇 개월 다녔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같은 분야에서 오래했다고 전문가인 것도 아니지요. 네, 그래서 저는 전문가는 아니고 그냥 몇 년 동안 이러 저러한 것을 한 사람입니다, 정도로만 제 자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배울만큼 배우고 오래했다고 해서 전문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배우면 배울 수록 부족한 걸 느끼게 되는데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삶을 채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종종 그러한 사람들이 사회에서는 자신감있는 사람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저는 사기꾼으로 봅니다만.)

전문은 다시서점 스테디오에서

https://link.steadio.co/RgQ8inbyvHb

 

지원신청서 어떻게 쓰지? - 2021 코로나19 예술지원 <ART MUST GO ON>

2021년. 몇 년 동안 지원사업 신청서를 안 쓰다가 다시 쓰려고 보니 막막했습니다. 예전보다 써야할 항목이 늘어났고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면 하고 싶지 않아서 지원신청서 한글 파일을 열어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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